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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억년 전 '눈덩이 지구'… 대규모 화산 활동으로 햇빛 가린 탓"

글번호 :
47|
작성자 :
박수경|
작성일 :
2017.04.17 09:54|
조회수 :
210
[하버드大, 빙하기 원인 밝혀내]

- '눈덩이 지구'가 생긴 과정
①약 7억 년 전 현재의 알래스카, 그린란드 지역에서 대규모 화산 폭발 발생
②대기를 덮을 만큼 다량의 이산화황이 분출
③이산화황이 태양빛을 반사해 지구 표면 온도 급감
④ 적도 지역까지 빙하가 덮임


약 7억년 전에는 얼음이 지구 전체를 뒤덮은 최악의 빙하기가 있었다. 적도까지 빙하가 있었다는 증거가 나오면서 과학자들은 이 시기의 지구를 가리켜 '눈덩이 지구(Snowball Earth)'라 부르기 시작했다. 눈덩이 지구는 2억년 가까이 이어졌지만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이 현상을 설명해줄 새로운 증거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지구물리학 연구지' 최신호에 "7억 1700만년 전 있었던 대규모 화산활동이 지구에 최악의 추위를 몰고 왔다"고 발표했다. 현재의 북극에 가까운 곳에서 대규모 화산활동이 일어났으며 이때 대기 중으로 방출된 이산화황(유황)이 햇빛을 차단해 지구에 강력한 한파가 찾아왔다는 것이다. 그동안 여러 과학자가 눈덩이 지구가 생긴 원인으로 화산 폭발을 지목했지만 정확한 과정은 밝혀내지 못했다.

/NASA
연구진은 알래스카와 캐나다 북부 지역에 걸친 약 110만㎢의 광활한 지역에서 화산 폭발이 일어났고, 대량의 이산화황 가스가 대기로 분출됐다고 밝혔다. 이산화황은 지구를 막처럼 둘러싸고 태양빛을 반사했다. 그 결과 지구 표면 온도도 크게 내려갔다는 것이다. 실제 1991년 필리핀에서 피나투보화산이 폭발하면서 약 1000만톤의 이산화황 가스가 대기 중으로 방출돼 1년 넘게 이 지역의 기온이 1도가량 떨어졌다.

연구진이 빙하기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황 퇴적물을 발견하고 이산화황을 빙하기의 주범으로 지목했다. 퇴적물에 있는 유황의 양으로 미루어 볼 때 화산 폭발 당시 대기 중에 방출된 이산화황 가스가 지구 대기를 덮고도 남았을 정도였다고 추정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눈덩이 지구로 인해 발생한 빙하기가 어떻게 2억 년 동안 지속됐는지 알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눈덩이 지구가 과학계의 주목을 받는 것은 2억년간의 빙하기가 끝난 후 지구 최초의 다세포 생물군인 에디아카라 생물군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기나긴 추위가 걷히면서 지구 생물들의 진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눈덩이 지구의 흔적은 최근 한국에서도 보고됐다. 최덕근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충청도와 전라도 지역에서 약 7억2000만년 전에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빙하퇴적층을 발견했다.

[최인준 기자 pe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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